주말 동안 날씨가 너무 좋다. 가을로 가는 계절이 온갖 매력으로 유혹한다. 맑은 하늘, 깨끗한 공기, 푸른 나무들! 저절로 발길을 밖으로 이끈다. 친구에게 연락해 시내 나들이 계획을 전했다. 친구도 두말할 필요도 없이 전화기 넘어로 고개를 끄덕인다. 외출할 준비에 설렌다. 모처럼 느껴보는 계절의 활력이다.
이곳 저곳 갈 곳을 얘기하다 친구가 제안한 부암동으로 가보기로 했다. 북한산 둘레 길을 걷다가 알게 된 동네라고 하는데 무척 고운 곳이라고 소개한다. 평상복을 그냥 그대로 입고 길을 나선다. 설렘 반 성장을 하기엔 성가심 반 이렇게 작용해 평소대로 입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입어도 마음이 푸근해 아무 거리낌이 없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길을 따라 여유롭게 가다 보니 어느새 청와대 앞길에 와 있다. 새삼 장엄하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기원하는 맘이 절로 생긴다. 아무쪼록 훌륭하고 진실된 지도자가 많이 나타나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 주길 바래본다.

부암동으로 가는 길은 좁지만 정갈하게 단장되어 있고 푸른 나무들과 새들이 정겹게 맞이해 준다. 주위에 있는 집들도 화려하거나 웅장하지 않고 단아하게 주변 환경과 하나로 잘 어울린다. 서울에서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곳이라고 하니 서울은 참 여러 얼굴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다 알지 못하고 지낼 뿐이다.
역시 좋은 곳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사람들이 많이 찾나 보다. 한적할 것으로 생각하고 왔는데 사람들이 제법 많다. 주차하기에도 마땅찮다. 주변을 이곳 저곳 살피고 살펴 언덕 위 조금 한적한 곳을 찾았다. 몇 대의 차들이 줄지어 주차되어 있는 곳 틈새에 안전하게 주차를 했다.
주차하기 위해 올라오며 봐뒀던 ‘산모퉁이 카페’를 찾았다. 카페까지 내려오는 언덕길도 참 예쁘다. 여기 마을에는 착하고 걱정 없는 사람들만 살 것 같다. 카페 입구에 들어서니 깜찍한 자동차와 석상들과 인형들 그리고 잎이 무성한 나무가 반갑게 인사한다. 커피프린스 1호점이라는 드라마를 찍은 곳이라고 안내되어 있다.
카페는 실내도 좋지만 테라스 전망 좋은 곳에 둘이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여럿 만들어 놓았다. 꽤 마음에 드는 자리를 발견했다. 부암동 일대와 외곽 산성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친구도 마치 경포 해변에 온 것처럼 상쾌하다고 좋아한다. 나도 기분이 좋다. 따뜻한 카페라떼와 달콤한 케이크를 먹으며 맑은 공기를 마시는 기분이 참 좋다. 그 동안 짓눌렸던 마음이 조금 위로를 받는 힐링이다.
하늘이 살짝 흐려지더니 가는 빗줄기가 군데 군데 내린다. 맞고 그냥 앉아 있을지 실내로 들어갈지 주저하도록 애매하게 내린다. 내려다 보이는 전경과 공기, 꽃들이 너무 좋아 자리를 뜨지 못하겠다. 테라스 조금 안쪽 차양이 쳐진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차양 내에서 바라보는 비 내리는 광경이 참 곱다. 한참을 더 머물렀지만 아쉬움을 어쩌지 못한다. 자주 오기로 마음먹고 겨우 자리를 일어섰다.
집으로 돌아오는 북악 스카이웨이 내내 행복에 젖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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